열심히 하고 떨어질 수는 있어도 열심히 안하고 붙을 수는 없다!! (1℃의 한계를 넘어서자) 2013년 경남지방직 일반행정 최종합격

오기택

1℃의 한계

공무원이 되고자 중앙고시학원을 찾은 게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3년이나 되어서야 합격수기를 쓰게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많이 기대했었고, 크게 실망도 했었고, 그리고 아프고, 눈물도 흘렸고, 좌절도 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최종합격이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 해에는 연속해서 시험을 치르느라 체력은 바닥나고, 정신력도 바닥나고, 이래저래 힘들었던 한 해 였습니다. 예년과는 다른 일정으로 더욱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성적만큼 중요한 몸관리 · 마음관리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느낀 한 해 였습니다.

오랜 수험기간과 수많은 시행착오로 얼룩진 제가 과연 합격수기를 쓸 자격이 있을까 스스로 물어보고 망설이기도 했지만, 제가 수험생활을 하며 느꼈던 점을 글로 적어 다른 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몇 자 적어봅니다.

1. 들어가며 : 스스로를 믿고 또한 속이지 말자

자신에 대한 신뢰는 필수적입니다. 또한 그전에 자신을 속이는 것은 금물입니다. 수업시간에 문제를 풀 때, 모의고사를 칠 때, 혼자서 문제를 풀 때 등 실수로 틀린 문제들을 “아...이건 알고 있던 내용인데... 맞힌 걸로 치자.”라고 합리화 하면서 자신을 속이기 시작할 때 합격과는 멀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자신을 제일 잘 아는 건 분명히 자신밖에 없습니다. 저 또한 이런 합리화로 마음은 편히 가져보려 했지만 결과는 실전에서 여실히 드러나더군요. 모의고사때에는 틀려도 실전에는 맞히겠지...--= 아닙니다. 절대로... 절대 합리화 되지 않습니다. 자신을 속이지 않고 꾸준히 하다보니 조금씩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더불어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아니 그것 밖에 없었습니다. 믿을 건 저밖에 없었습니다.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던 꼬장꼬장한 자존심에서 스스로를 아낄 줄 아는 자존감으로의 이행,이런 변화들이 더욱 저를 성숙하게 만들었고 수험생으로의 리듬을 맞추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믿고 또한 속이지 않아야 합니다.

ㄱ. 마음관리

현실적으로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다는 게 힘들지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합니다. 조금 설레발치는 격이기는 하지만 스스로를 예비공무원이라는 자기암시가 필요합니다.

내 합격은 정해져있고, 운명이며, 난 그것을 위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강한 확신이 불안감과 조바심을 이겨내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수험생활 자체가 인내의 연속이기에 이런 생각의 유연함을 통해 자기격려, 위로를 가져다 줄 수 있었습니다.

ㄴ. 건강관리

꾸준하고 지속적인 운동이 필요합니다. 저는 저녁을 먹은 후에는 거의 기계적으로 1시간 조금 넘게 산책을 했습니다. 머리를 식히기에는 약간의 습도와 산들바람이 부는 강변이 안성맞춤이었고, 운동후의 샤워와 시원한 음료수 한잔 등 사소한 데에서의 즐거움으로 리듬을 유지했습니다. 또한 식사량도 줄이면서 체중관리도 했습니다. 다만 고칠 수 없었던 한가지 단음식 · 과자 등은 끊을 수 없더군요. 그래서 먹었습니다.^^

ㄷ. 인간관계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의도적으로 만남을 갖지 않았습니다. 결혼식, 장례식, 돌잔치 등등 의도적으로 피했습니다. 처음에는 미안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차츰 연락이 줄더니 나중에는 이마저도 없었습니다. 연락이 없는 줄도 몰랐습니다. 어느샌가 수험생 리듬에 길들어져 있었나 봅니다. 인간관계..... 수험생으로서 합리화 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합격하고난 후에는 다 잊혀집니다.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니듯이 계획된 무관심이 필요합니다.

2.각 과목별 공부

처음에는 보건직을 준비했고, 두 번의 낙방 후 일반행정으로 바꿨습니다.

국어, 영어, 국사, 법, 학으로 준비했기에 선택과목제가 도입된 올해에도 다른 과목은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철저한 9급 시험준비를 위해 7급 문제도 많이 봤습니다. 범위도 다르고 수준에도 분명 차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험을 어렵게 준비할수록 실전 9급에서는 조금 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국 어

최혁춘 선생님의 감각국어와 문어알을 병행했습니다.
문제풀이 때에도 저녁에 문어알 수업은 계속 들었습니다. 어렵게 준비했습니다. 쉬운 것만 보고 풀고 싶은 것만 보면 실력향상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책도 문제도 많은 양을 봤습니다. 처음에는 양으로 승부를 걸었고, 뒤로 갈수록 자주 틀리는 문제나 문어알 내용에 충실했습니다.

영 어

예전에 계셨던 이정찬 선생님의 수업으로 기본을 다졌습니다. 워낙 양이 많았기에 수업을 따라가는 데에도 힘들었습니다. 여러 번의 상담으로 어휘와 문법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올해에는 줄리아 선생님의 교재로 준비했습니다. 이분 또한 어렵게 준비하는 타입이셔서 막상 수업 때에는 이게 도움이 되려나...했지만, 많은 양에서 얻어지는 게 많았습니다.

가장 취약과목이었기 때문에 어휘준비를 따로 단어장을 구입해서 준비했습니다. 모의고사 60점대의 제 실력으로는 단어장을 따로 본다는 게 무모한 욕심같지만 그래도 준비했습니다.

하루 공부 목표량의 절반을 영어가 차지했었고, 실력 향상이 눈에 보이지 않아 많이 아쉬워하기도 했으나, 끝까지 했습니다. 미칠 노릇이었으나, 끝까지 했습니다.

한국사

개인적으로 관심분야였고, 그나마 기분좋게 덤볐던 과목이었습니다. 그런데 국사 또한 발목을 잡더군요, 좋아한다고 다 잘 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거의 80점대를 유지했었는데, 하면 할수록 어려워지는 과목이었습니다. 좋아하는 과목이라 목표는 100점 이었습니다. 항상 그에 못 미쳤기에 실망도 더 컸습니다.

이런 슬럼프 동안 백승문 선생님의 단과반 수업으로 시대사가 아닌 분류사로 준비했습니다. 주제별로 준비하니 훨씬 더 문제풀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행정법

이영화 선생님의 피데스행정법으로 기본수업과 2n2수업을 병행했습니다. 처음에 접근하기가 어려웠지만 2n2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매년 기출문제집도 출간하는데 문제집을 거의 외울 정도로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순서대로 기본수업, 기본+2n2, 2n2+문제풀이... 마지막에 판례특강으로 다시 한번 복습하면서 준비했습니다. 아주 뛰어난 커리큘럼이어서 따라만 가면 합격점수에 이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행정학

심철수 선생님의 비전행정학으로 준비했습니다. 행정법과 마찬가지로 기본수업을 듣고 2n2수업으로 더욱 자세하게 공부하면서 스터디그룹으로 새행정학문제도 풀어보면서 어려운 문제에 대비했습니다. 바뀌는 내용, 이슈에 민감한 내용 등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선생님께서 잘 챙겨주셔서 최신경향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매주 2n2 모의고사를 준비하면서 최소한 금요일 저녁에는 다시 한번 책을 보게되는 시스템으로 걱정도 되고, 상위권에 이름이 불리고 싶은 마음에 설레기도 했습니다.

몸도 마음도 피곤한 수험생활에서 친구보다 더 자주 식사자리를 함께하며 여러 좋은 말씀도 듣고 마음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특히 감사한 선생님으로 심철수 선생님을 꼽을 수 있습니다.

언젠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열심히 하고 떨어질 수는 있어도, 열심히 안하고 붙을 수는 없다. 그리고 꾸준히 해 나가라. 자신이 준비한 공부방식대로 맞아떨어지는 해가 있을 것이다”라는 말씀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3. 나오며


누구에게나 정신적인 멘토는 있다고 생각 합니다. 저는 학원에서는 특히 심철수 선생님과 백승문 선생님께 여러 번의 상담으로 마음관리를 할 수 있었고, 특별한 종교생활이라 할 수는 없지만 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니면서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일기를 써 보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마음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공부시간을 초시계로 확인하면서 관리하는 철저함이 필요하고, 장소 또한 중요합니다. 저는 틀어박혀서 공부했지만 자신에게 맞는 장소를 찾아서 컨디션 변화에 영향을 덜 주는 곳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4. 마지막으로...

때로는 너무 힘들어서 기대치를 낮추고 싶기도 했고, 다가온 기회를 모른 척 외면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99도와 100도의 차이, 늘 열심히 해도 마지막 1도의 한계를 버티지 못하면 결과는 확연히 달라집니다. 아주 작은 차이 같지만 그것은 물이 끓느냐 끓지 않느냐 하는 아주 큰 차이입니다. 열심히 노력해놓고 마지막 순간에 포기해 모든 것을 0으로 만들어 버릴 수는 없듯,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중요한 건, 마지막 그 1도를 올리는 한계의 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