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는 지난 14일 실시된 공인중개사 시험의 난이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합격자를 당초 기준대로 처리하겠다고 17일 밝혔다.
건교부 관계자는 커트라인(각 과목 40점 이상에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커트라인을 조정할 경우 다른 국가공인 자격시험에 막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뿐더러 현행 제도상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인중개사 과잉배출을 우려해 난이도를 고의적으로 높게 건교부가 조절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은 국가 자격시험 전문기관인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위임돼 있고 산업인력공단이 객관적이고 전문성을 가진 출제위원들을 엄정하게 모집해 출제한 만큼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복수응답이라고 이의 신청된 8∼9개의 문항에 대해서는 출제위원들과 논의를 거쳐 필요할 경우 복수응답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시험 다음날인 지난 15일부터 시험문항에 대한 이의신청이 접수된 건수는 17일 현재 6000여건에 이르고 있어 이의신청이 마감되는 오는 22일까지는 수만건에 달할 것으로 알려져 사상 초유의 이의신청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공인중개사 교육전문 학원과 응시생들은 이번 시험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대규모 규탄집회와 법적 대응에 나설 태세여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건교부는 오는 12월16일 채점답안을 공식 발표한 뒤 같은 달 28일 합격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이날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4일 시행된 공인중개사 시험에서 난이도 문제 등으로 응시자에게 심려를 준데 대해 사과의 말을 전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 사과문에서 건교부는 “1회(지난 84년)부터 14회까지의 합격률이 낮게는 2.6%에서 높게는 38.2%에 이르는 등 시험 난이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지난 2002년부터 국가자격 전문검정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시험업무를 위탁해 오고 있으나 아직까지 표준화된 시험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난이도조절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