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반드시 봄이 된다!! 2014 경남교육청 교육행정직 최종합격

박가영

공무원 공부의 시작

저는 어렸을 때부터 영어교사로서의 꿈을 키워왔습니다. 그래서 영어교육 전공을 선택했고, 교육 봉사, 교육관련 아르바이트, 그리고 교환학생 등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외향적이고 활발한 성격으로 한국에서의 생활보다는 외국생활이 더 좋았고, 흔히 말하는 ‘외국 바람’이 들어서 임용고시 준비도 뒷전이었고,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해외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그래서 외국에서의 직장생활을 빨리 접고 귀국해 이제는 더 이상 떠돌아다니고 방황하는 것 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타의 반, 자의 반으로 공무원 공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공무원 공부에 동기가 부족하신 분들은 저처럼 짧게나마 직장생활을 해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내가 슬럼프에서 얼른 벗어나 왜 이 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절실히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말 가는 데 소도 간다.

귀국 후 지인의 소개로 학원을 알게 되었고, 9월 2일부터 진정한 저의 수험기간이 시작됐습니다. 목표로 잡은 기간은 1년이었습니다. 주변에서는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 잡고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지만, 욕심이 많았던 탓일까요? 동창 중 한명이 3개월 바짝 공부해서 군 지역 일반행정직에 합격했다는 말을 듣고는 '걔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까?' '1년 안에도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내가 실증을 내 보이겠다' 하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다행히 9월 초부터 기본이론반 진도가 새로 시작되었고, 영어교육을 전공했다는 약간의 자만심에 차 영어수업을 제외한 모든 수업을 등록했습니다. '남들 영어 공부할 때, 나는 제일 취약한 한국사나 암기과목을 더 보겠다'는 마음으로 공부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기본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와서 '그날 배운 부분은 반드시 복습하여 내 것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수업 후 쉬는 시간에 기본서를 계속해서 읽어갔습니다.

무엇보다 다시 고등학생이 된 것 같은 기분이 좋았습니다. 고교시절에 대한 추억이 많아 수업을 들을 때마다 몇 년 전 수업시간에 들었던 내용이 나오면 상기시키며 당시에 각 과목 선생님들께서 가르쳐주셨던 방법으로 암기했습니다.

평일은 학원 수업을 듣느라 여념이 없었고, 주말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무작정 수업을 듣는 것 보다는 혼자서 복습하고 내 것으로 만들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서관에 8시까지 도착해 9시까지는 자리를 지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하는 일은 그 날 계획 세우기. 예를 들면 '1) 국사: 조선 경제 파트 다 보기, 2) 국어: 자음동화, 로마자표기'처럼 말입니다. 하나씩 지워나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공부 잘하는 애들이 놀기도 잘 논다'는 말도 떠올리며 주말에 약속이 있을 때는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이라고 생각을 하고, 흐름을 깨지 않기 위해 약속이 끝난 후 집에 돌아와서는 암기과목 기본서를 조금이라도 읽고 쉬었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저의 과목별 공부방법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과목별 공부 방법

국 어

모의고사를 풀어보시면 느낄 수 있듯이, 어문규정의 실용국어 적인 문제가 거의 반을 차지합니다. 합격자들이 최혁춘 선생님의 국어 문어알을 많이 추천하였고, 하나의 필수코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법, 어휘, 한자 파트는 혼자서 잘 보지 않아서 일주일 두 번 스터디를 통해서 문제를 내와서 서로 푸는 형태로 진행했습니다. 문제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문법은 각 문법규칙의 예문을 몇 개씩 외워 다른 예문에도 적용하는 식으로 공부했고, 한자는 학창시절 따 놓은 한자 급수 자격증 공부가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전 문학의 경우 해석을 할 수 있으면 반은 푼 것이라고 하시는 말씀에 해석위주로 읽어나갔고, 고전 문학을 다루는 단과 수업을 들으면서 생소한 지문을 다루며 문제를 푸니 어떤 식으로 문제가 나오고, 어떤 방향으로 공부해야할지 감을 익히게 되었습니다.

비문학은 따로 공부하지는 않고, 특히 내용 일치 불일치 문제가 나오면 핵심 단어를 동그라미 쳐서 그 부분만 읽고 끼워 맞히는 식으로 풀었습니다.

영 어

영어를 전략과목으로 삼고 다른 과목보다 소홀히 공부했던 탓인지 어휘 부분에서 영어 임용 공부할 때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생각보다 어려운 어휘들이 많았고, 어휘부분을 몇 개 틀리면 점수가 확 내려갔습니다. 예전부터 영어 단어는 시간을 따로 내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짬시간을 이용해서 외우는 것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모르는 단어는 직접 조그마한 종이에 적어 버스 이동시간(왕복 2시간 20분) 및 식사시간에 외웠습니다.

특히 교육행정직 영어 문제는 어렵고 지문이 길기로 유명했기 때문에, 줄리아 선생님 모의고사 수업으로 감을 유지했고 실제 시험에서 '줄리아 선생님께서 시험문제를 내셨나?'할 정도로 논리 독해 문제가 많아서, 어렵긴 했지만 '이전에 비슷한 유형을 풀어봤다'는 자신감으로 임했습니다.

한국사

학창시절부터 암기과목이 싫어서 잘 외우지 못했고 국사는 5등급에 그쳤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공무원 시험을 영어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들었지만, 저는 한국사 과목 때문에 시험을 준비할지 말지 고민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삼국시대가 언제부터인지, 고구려가 시대상 먼저인지, 백제가 먼저인지 구분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심태섭 선생님 수업을 들으면서 큰 흐름부터 소주제까지 차근차근 잡아주셨고, 일단 외워야 하는 것은 외우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한국사는 취약과목이기 때문에 다른 과목보다 더 투자해야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집에서 나올 때부터 손에는 항상 한국사 책이 들려있었습니다.

진해에서 학원에 도착하기까지 한국사 기본서를 반복해서 읽고 또 읽고, 문제를 풀다가 새로운 부분이 나오면 언제든지 다시 읽고 찾아서 참고하기 위해서 관련된 부분에 페이지 표시를 해 놓고 메모를 해 두었습니다. 3년 정도 공부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봤던 것 같습니다.

사회

국사와 마찬가지로 이해보다는 암기과목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막막했지만, 정상윤 선생님께서는 기본서를 계속 읽으라고 하셨고, 요약식이 아닌 줄글로 되어있는 기본서를 읽는 것은 공부를 한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책을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모의고사를 풀었는데, 75점이 나와 틀린 것을 확인해보니 5문제 모두 경제문제인 것을 알고 충격이 컸습니다. 그 이후, 다양한 경제문제를 풀면서 '이 문제는 이렇게 풀면된다.'하는 유형을 익혀 나갔습니다. 사회는 패턴을 외워 숫자나 사람 이름만 바뀌면 그대로 적용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행정학

공부 시작 초반에는 대학교 시절 교양과목으로 잠깐 배웠던 조직론을 떠올리며 이전에 배운 적이 있으니 자신감이 조금 생겼고, 점수도 잘나와 나름 전략과목이라고 생각했지만, 갈수록 심화된 문제는 힘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심철수 선생님 기본이론으로 필수 개념을 다지고, 2n2 수업을 들으면서 주말에도 학원에 나가 공부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으며, 혼자서는 다 보기 힘든 기본서를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꼭 필요한 내용 위주로 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행정학 스터디를 통해 기출문제 위주로 OX 문제를 내고 풀면서 몰랐던 개념과 보기를 눈에 익힐 수 있었습니다.

모의고사 시간에는 상위 몇 명의 이름을 불러주시는 것이 굉장히 자극이 되었습니다. '반드시 이번시간에야말로 이름이 불릴 정도의 점수를 내겠다.'는 생각으로 복습했습니다.

점수가 거의 춤을 췄습니다. 지방직 2개월 전에는 65점, 70점의 점수를 계속 받았습니다. 하지만, 틀린 문제에 대한 개념을 반복해서 읽었고, 최종UP특강 모의고사를 100점을 받으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다시 얻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


수험 생활에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믿는 것'입니다. 저는 저에 대한 주변의 기대가 컸고, 처음엔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남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 보다는 더 이상 도중에 포기하거나 저 스스로에게 져서 힘들어하기보다는 저 자신이 떳떳해질 수 있는,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을 내 보이자고 결심하고, '다른 사람도 한다. 너도 할 수 있다. 이것만 참으면 또 다른 새로운 세계가 있을 것이다. 평생 할 일을 위해 이 정도 고생도 못할까. 겨울은 반드시 봄이 된다. 져서 울지말고 울면서 승리하자.' 등 힘이 되는 스피치 한 구절 한 구절을 보면서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특히, 저는 조급한 성격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조급한 성격이 1년이 안 되는 기간에 합격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금 덜 조급하고 약간의 여유를 가지신다면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특출난 것이 없습니다. 저도 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하실 수 있습니다. 겨울은 반드시 봄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