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글을 적을 자격이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공부한 사람도 있구나 하고 참고삼아 봐주세요. 사람마다 공부 스타일이 다르니 어떻게 해야만 합격할 수 있다 이런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2010년 3월에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사실 공무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습니다. 그냥 학원에서 시키는 대로 기본반부터 시작했죠. 처음 공부 시작했을 때 막연히 학원만 다니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바로 학원에 온 게 아니라 6개월 가량 집에서 빈둥댔었기에 학원에 다닌다는 자체가 뭔가를 하고있다는 생각을 들게 해서 사실 첫 4달은 그냥 학원에 나온다는 것 자체에 목적을 두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이 수험 생활을 방해하는 최대의 적인 것 같습니다. 그냥 공무원 준비하고 있다는 허울아래 학원다니는 것을 핑계삼아 허송세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세요. 학원을 다니는 목적은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4달을 보내고 7월부턴 덥다는 핑계로 집에서 혼자 공부하겠다는 터무니 없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주위에 혼자서도 열심히 하시는 분들 있긴 하지만 저 같은 경우 주위에 감시자가 없으면 흐트러지는 스타일이라 혼자 공부하는 게 너무 힘들더군요. 한 이틀인가 기본서 들춰보다가 그 후론 매일 PC방 죽돌이 생활 했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매일 PC방으로 향하는 저 자신과 타협을 했습니다. 그래 8월까지만 놀고 9월부터 공부만 하자.

8월 말에 학원에 다시 와서 프리패스 등록했습니다. 사실 7,8월을 그냥 날려버린 것도 생각해보면 학원비가 아까워서였습니다. 뭐 똑같은 수업 계속 들을 필요 있나,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체크해 주신 것만 혼자 다시보면 되지 이런 생각이 강했었습니다. 물론 혼자 공부하는 게 잘 되면 좋겠지요. 하지만 힘듭니다. 어지간한 정신상태로는. 그냥 기본반 2달씩 끊을 까도 생각해봤지만 그랬다간 2달 후에 또 혼자 공부해보겠다고 나설 것 같아서 6개월 선불로 등록했습니다. 9월부터 오전 기본반 오후 단과로 타이트하게 시간표 짜서 수업만 들었습니다. 예습, 복습 할 시간도 있어야 하지 않나 하시는 분도 있는데 사실 그런게 잘 되면 뭐하러 학원 다니겠습니까.

수업을 들으면서 최소한의 원칙을 세워 두었습니다.
1.지각,결석 하지 않기
2.수업 시간에 졸지 않기.

수업 끝나면 책을 다시 안펴볼 것을 알기에 수업시간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수업시간에 집중하기 위해서 쉬는 시간은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수업시간이 보통 50분에서 1시간인데 솔직히 그 시간동안 앉아있다보면 좀이 쑤십니다. 그래서 저는 쉬는 시간엔 무조건 밖에 나가서 세수도 하고 아는 사람들하고 수다도 떨고 하다가 선생님 오시면 선생님하고 같이 교실에 들어오곤 했습니다. 동영상 강의는 수강 신청할 때 아예 신청도 안했습니다. 동강 다시 볼 시간과 여건이 안됐을 뿐더러 동강 믿고 수업에 집중 안할까봐 처음부터 생각도 안했습니다. 동영상 강의 분명히 잘 활용하면 좋지만 그렇기 힘들고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동강은 없다고 생각하고 수업에 열중하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11월부터 문제풀이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아직 기본 안 된 사람이 문제풀이 듣는 게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서 문제풀이 들으면서 단과 수업 같이 병행했습니다. 개중에 아직 실력이 안돼서 문제풀이 안 들으시려는 분들도 계신데 문제풀이 수업은 꼭 들으세요. 공무원 시험 4지선다 객관식 시험입니다. 자기가 아무리 공부 열심히하고 많이 했다고 해서 꼭 시험성적이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구요. 왜냐하면 시험이 객관식이기 때문입니다. 수업 들을 땐 다 아는 것 같아도 막상 시험보면 틀리는 문제가 항상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해주기 위해 있는 게 문제풀이 같습니다. 이론수업 들을 땐 예습,복습 안했지만 문제풀이할 땐 예습,복습 철저히 했습니다. 문풀교재 사서 수업 전에 먼저 풀어보고 들어갔고 틀린 문제는 항상 책에서 다시 한번 찾아보고 확인했습니다.

문제풀이 수업 중에 제일 도움이 많이 됐던 건 단원별 문제풀이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공무원 공부가 어려운 게 그 범위가 너무 넓어서인 것 같습니다. 어학인 국어 영어는 원래 범위가 없는 것이지만 나머지 과목들 국사, 행정법, 행정학도 범위가 만만찮습니다. 특히나 행정학 같은 경우는 특히나 더 합니다. 이 세과목들 단원별 문제풀이 하면서 내가 특별히 취약한 부분이 어디였나 확인할 수 있었고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수업시간에 보는 모의고사든 전범위 모의사든 시험 보는 데 부담 갖지 마십시오. 어차피 우리는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하는 것입니다. 시험을 통해 자신의 현실을 직시해야합니다. 내가 어느 과목이 약하구나, 어떤 부분이 공부가 안되어 있구나하는 것을 시험을 통해 깨달아야합니다.
특히 전범위 모의고사의 경우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1과목 20분동안 시험 치는 것과 5과목을 100분에 시험 치는 것이 산술적으로는 똑같지만 실제로는 엄청 차이 납니다.
특히 항상 시험 시간이 모자란다 하시는 분들은 전범위 모의고사 꾸준히 쳐서 연습하세요. 시간 분배도 시험에서는 중요합니다. 물론 성적이 나쁘게 나오면 시험 치르는 게 스트레스겠지만 극복해야합니다. 저는 항상 모의고사 칠 때 빨리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영어 빼고 나머지 4과목을 40분 안에 풀었습니다. 그러면 영어 한 과목에 40분 정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과목별 공부방법

국 어
사실 국어는 중고등학교 때 잘 했던 과목이라 별로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한자는 제 전공이나 마찬가지라 뭐 별로 신경도 안 썼구요.
그래도 어문 파트는 제가 학교 다닐 때랑 바뀐 것도 많고 외울 것 투성이라 조금 힘들었었는데 최혁춘 선생님 문어알 특강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영 어
영어공부는 어떻게 해야하는 지 말씀드리기가 뭐하네요. 저 영어 정말 못합니다.
영어가 기초조차 안되어 있어서 수업을 도저히 못 따라 가겠더군요. 그래서 중학교 문법책 사서 공부 했습니다. 단어책은 따로 안사고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해주는 것만 공부했구요.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영어 공부 그렇게 많이 안했습니다. 영어는 과락 안 맞을 정도만 해 놓고 다른 과목을 잘 보자는 전략으로 나갔습니다. 사실 이번에 운 좋게 합격하긴 했지만 절대 추천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뭐 나머지 4과목을 만점 받을 자신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영어에 집중투자하세요.

국 사
국사는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많아서 꾸준히 역사책을 봐왔던 덕분에 특별히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국사 같은 경우 꼭 시험이 아니더라도 한국 국민이면 당연히 알아야하는 기초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험으로서가 아니라 교양으로서 접근한다면 좀 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서점에 가보면 청소년용으로 나온 국사 관련 서적들 많이 있습니다. 공부하기 싫을 때 책이라도 읽으십시오.

행정법
생전 처음 듣는 과목이라 처음엔 많이 어려웠습니다. 솔직히 아직도 몇몇 용어들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습니다.
이영화 선생님 수업 들으면서 공부했는데 수업을 계속해서 듣다보니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더군요. 게다가 이영화 선생님 책이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책에 있는 표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행정학
행정법과 마찬가지로 처음 접하는 과목이라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행정법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엄청난 범위 때문에 시험 칠 때까지 괴롭힌 과목입니다. 기본반부터 2N2, 테마 특강까지 심철수 선생님이 하시는 거의 모든 수업을 다 들은 것 같은데 특히 2N2는 지방직 치기 전까지 계속 들었습니다. 특히 행정학 2N2수업 같은 경우 주말 수업이라 주말에도 놀지 않고 공부하게 한다는 점에서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두서없이 써놓긴 했는데 수험 기간 동안 이것 하나만은 철저히 지켰습니다. “수업시간에 집중하자.” 국어, 국사 같은 경우 잘 안다고 자부했지만 수업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나머지 과목들은 말할 것도 없구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참 진부한 표현이지만 수험 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 같습니다. 공부하는 걸 즐기세요. 하기 싫은 공부 억지로 하는 것과 정말 재밌어서 하는 것 중 어느 쪽이 효율이 높을까요? 힘들지만 공부하는 게 재미있다, 수업듣는 게 즐겁다하고 계속 생각하다보면 어느 순간 그렇게 느껴지기 시작할 겁니다.
그렇게 즐겁게 또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어는 순간 합격이라는 열매가 눈 앞에 있을 겁니다.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든 수험생 여러분 부디 모두 합격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