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하면서

거창하게 합격수기라기보다는 같은 수험생으로서 조금이나마 격려가 되고 공부하시는 데에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수험생에게 합격이라는 것이 너무 멀고 높게 느껴지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런 평범하고 걱정 많은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저같이 보통의 사람이 노력과 인내를 가지고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면 반드시 좋은 결실을 얻게 되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2009년에 처음 공무원 학원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솔직히 취업이라는 압박에서 피하기 위해 무작정 수험생이라는 맞지 않는 옷을 입게 되었습니다. 공무원이 되겠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저에게 학원 수업 듣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고 제가 지금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의구심마저 들게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의 방황이 제게 준 것은 점점 커지는 부모님의 기대, 친구들의 걱정, 자신감 상실, 늘어난 체중이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는데 시간만 지나가는 것에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2010년에 시험 날짜가 다가오자 저도 모르게 공부를 피하고 싶어졌습니다. ‘나는 공부를 안 해서 떨어진거야.’ 혼자 이렇게 미리 떨어질 것에 대해 변명거리를 만들어 놓고는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말았습니다.

마음을 잡지 못하고 합격이라는 부담감이 느껴져서 도망가고 싶을 때 "할 수 있고, 하면 된다"는 심철수 선생님의 말씀이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제가 2년 3개월의 수험기간을 통해서 느꼈던 '하면 좋은 것'과 '버려야 할 것'을 말씀드려보겠습니다.

◎ 하면 좋은 것

(1) 자신에게 맞는 공부 시간대를 찾아라!
저는 아침형 인간이라서 되도록 점심 먹기 전까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공부 잘되는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를 활용해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입니다.

(2) 국어, 영어는 매일하라!
지식국어와 영어독해, 영어 문법은 매일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식간을 활용해서 지식국어는 점심 먹고 스터디를 30분 정도 하였고, 영어는 생활 스터디처럼 아침에 30분~1시간 정도 하였습니다. 언어는 감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되도록 매일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영어 어휘는 공부하다 지루하거나 다른 공부 시작하기 어중간 할 때 틈틈이 공부했습니다.

(3) 운동을 하라!
저는 1년 수험생활로 체중이 8키로가 불었습니다. 여자이다보니 공부하는 것만큼이나 살 찌는 것이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운동을 다니면서 체중 관리도 하고 공부를 통한 스트레스도 풀었습니다. 처음에 운동한다고 했을 때 주위 반응은 '공부만 해도 붙기 힘든 시험인데 운동을 다니냐' 하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단연코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밖에서 사람들과 잡담하는 시간을 생각해 보십시오. 독서실에 앉아서 자는 시간을 생각해 보십시오. 하루 종일 앉아 있으면 마음은 편하겠죠. 하지만 얼마나 독서실에 오래 있었냐가 아니고 얼마나 공부를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했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흘려보내는 시간에 운동을 하십시오. 어느 정도의 반열에 올라선 이후엔 시험치기 전까지의 지구력, 체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4) 고민은 개나 줘 버리자!
수험생활 중 가장 힘든 점은 제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이었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온갖 걱정거리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언제 친구들처럼 직장을 얻지?’ ‘합격할 수 있을까?’ ‘올해도 부모님은 기대하시겠지?’ 등등 해결되지도 않을 잡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올 때마다 공부하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이런 생각은 현재 해결될 수 없는 고민이고 오히려 공부에 큰 방해가 될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날 때마다 머리를 한번 툭툭치고 쉴 틈 없이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소모적인 잡생각은 수험생에게 최악의 적!

(5) 마지막 2~3개월은 미친 듯이 달려라!
저는 늘 마지막에 도망가는 스타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마지막 2개월 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였습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선 젖 먹던 힘까지 내서 공부에 집중하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시험장에 들어가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 2~3개월은 다른 기간보다 몇 배의 효과를 볼 수 있고 시험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 하지 말아야 할 것

(1) 스터디를 빙자한 친목 도모는 NO!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스터디는 무료한 수험생활에 도움이 되겠지만, 처음 목적과는 달리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터디를 구성할 때 악역을 맡을 수 있고 공부가 어느 정도 된 사람과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2) 자신에게 관대하지 말 것!
최고의 라이벌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서 자신을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입니다. 공부하는 척하면서 남들을 속일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를 속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공부할 때 스스로에게 항상 되묻고 반성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1) 국 어
① 전반적인 국어 이론 : 최혁춘 샘의 2n2 강의를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처음엔 필기하느라 강의 내용까지 이해하기엔 벅찼지만 2번째부턴 필기를 바탕으로 이해와 암기에 주력했습니다.
② 지식국어 : 최혁춘 샘의 문어알을 3번 듣고 시험 직전까지 3명 정도가 모여 스터디를 하면서 꾸준히 반복하였습니다.
③ 한자 : 가장 막연하고 하기 싫은 부분이었습니다. 한자성어는 어느 정도 하면 눈에 익고 쉬웠는데 독해와 쓰기문제는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최혁춘 샘의 한자 특강을 듣고 그 책에 있는 것만 소화하자고 생각하면서 공부했습니다,
④ 문학작품 : 현대문학은 광범위해서 따로 공부하기보단 문제를 통해 주요작품 위주로 봤습니다. 당연히 교과서 작품은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전문학은 그 양이 한정 되어있어 되도록 전체를 다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관동별곡 같은 가사들은 현대어를 읽고 난 후 원문을 해석하였습니다. 한꺼번에 보려면 이것도 많게 느껴지기 때문에 점심이나 저녁 먹고 난 후 한 작품씩 보곤 하였습니다.

(2) 영어 : 매일보고 자주보고 또 보고 기출문제를 분석하라.
저는 영어가 쥐약이어서 시험당일 날까지 걱정되는 과목이었습니다. 저는 토종 한국인이라 구부러진 글자만 봐도 괜히 주눅들고 땀이 삐질삐질 나는 영어 울렁증을 겪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를 극복하려고 영어는 매일 봤습니다. 싫은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하기 싫은 과목에 시간을 더 투자하고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아침 8시쯤 생활 스터디로 30분씩 기출문제집으로 독해와 문법을 했습니다. 당연히 부족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이론을 보강하고 문제를 통해 다져나갔습니다.
어휘는 아침에 일어나서 30분씩 보거나 공부중간에 기분전환 식으로 매일 편하게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정찬 샘 기본강의와 단과를 거의 다 들었습니다.
또 시험 있기 2개월 전부터는 매일 영어 모의고사 1회분씩 풀면서 시간 체크와 영어 감각을 키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시험당일 아침에 5시 30분쯤 일어나 영어를 한 회 풀고 시험장으로 갔습니다. 미리 아침에 위밍업으로 영어를 보고 가니 마음도 편하고 영어 활자도 눈에 익어 시험 칠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한국사 : 흐름잡기와 암기, 백지에 써보기
처음에 만만하게 봤다가 뒤통수 맞은 과목이 한국사입니다. 막연히 중고등학교 시절 배운 것으로 문제 풀고 자만하다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근현대사부분이 어려워 공부를 할 때 항상 근현대사부터해서 선사시대까지 역순으로 공부했습니다. 근현대사는 똑같은 강의를 정말 수십 번 듣고 백지에 혼자 써보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조선과 고려는 정치, 경제 등 비교되는 부분을 묶어서 공부하였습니다.
국사는 암기와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반목하고 문제를 통해 익히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4) 행정법 : 목차 중심으로 가지치기
남들이 주력 과목이라는 행정법은 제겐 처음에는 벅찬 과목이었습니다. 1년 정도 지나서야 조금씩 점수가 오르더니 정말 마지막엔 효자 노릇을 했습니다. 이영화 샘의 책이 워낙 정리가 잘되어 있어서 따로 서브노트는 필요 없이 책 한권으로만 공부를 했습니다.
법은 체계화된 과목이라 목차를 중심으로 큰 숲을 보면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당연히 개별적인 내용 숙지하고 수업 따라 가는 것에 급급하겠지만 어느 정도 공부가 된 이후엔 책을 덮고도 목차를 바탕으로 가지 치는 방법으로 하면 좋을 듯합니다.
물론 시험 전 몇 개월은 많은 문제를 통해 출제경향과 출제빈도가 높은 지문을 익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문제를 풀다 모르는 지문이나 처음 보는 지문, 새 판례 등은 관련 책 페이지에 적어 두고 최대한 책을 단일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시험 직전에 마무리 특강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혼자서 보기엔 너무 많은 양이라 수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중요한 내용은 한번 더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시험당일 일찍 일어나 주요 조문과 판례는 한번 더 보고 갔습니다. 평소 자주 보는 것보다 시험 직전에 보는 판례나 조문이 기억도 잘되고 바로 시험문제와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5) 행정학 : 많은 문제를 통한 내용 다지기
쉬운 듯 하면서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과목이 행정학이었습니다. 이론 강의 듣고 나서는 쉽다고 느껴지는데 문제 풀면 틀리는 현실에 좌절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똑같은 문제인데 지문만 살짝 바뀌면 또 틀리곤 해서 스스로가 바보라고 느껴졌습니다. 양이 방대하다보니 행정학을 공부할 때마다 밑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심철수 샘의 2n2를 연이어 꾸준히 듣고 단과 수업을 들었습니다. 매시간 마다 치는 모의고사 문제를 통해 실전 감각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또 수업시간에 이름 불리기 위해 열심히하다보니 자연스레 성적도 오르게 되었습니다. 행정학은 같은 듯하면서 다른 문제 때문에 곤란한 경우가 많아서 문제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