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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기자 칼럼] 잊지 말아야 할 이유 |
| 작성자 |
중앙고시학원 |
작성일 |
2016-05-04 |
조회수 |
7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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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명의 시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295명의 희생자를 기렸던 지난달 16일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하늘도 우는구나.” 끊임없이 내리는 비를 보며 기자의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었다.
국회의원 총선으로 하루를 쉰 뒤 얼마 되지 않아 찾아온 달콤한 주말이었지만, 적어도 기자가 바라본 그 날의 풍경은 ‘씁쓸함’에 가까웠다.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광화문 광장은 1만여 명의 추모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식’이 열린 안산 합동분향소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헌화를 하려는 추모객들의 긴 줄이 늘어섰다.
그동안 일부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던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말 한 마디도, 노란 리본도 그 날 만큼은 당당해질 수 있는 자유를 얻은 듯 보였다.
그러나 비극적인 참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짐을 하는 추모의 시간은 여전히 우리에게 너무 짧다. 실종자를 모두 찾고 사고를 수습하기 전부터 고개를 드는 ‘돈의 논리’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유가족들의 요구를 ‘보상금을 더 받아내려는 수작’으로 폄하하고 침몰의 원인을 밝혀내는데 필요한 인양작업엔 ‘혈세’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행태가 대표적이다.
과적과 증축, 무리한 출항, 해피아 논란 등 무절제한 이윤의 추구로 인해 생명을 달리한 이들에게 또 다시 ‘돈’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비단 세월호 참사뿐이 아니다. 502명의 사망자와 6명의 실종자를 낸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또한 돈의 논리 속에 삼풍백화점 터와 멀찍이 떨어진 양재시민의 숲에 그 위령탑이 세워졌고, 19명의 유치원생들이 목숨을 잃은 씨랜드 수련원 터엔 불법 증축된 오토캠핑장이 자리 잡고 있다.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기리는 위령비도 사람들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외진 곳에 유폐되다시피 해 발길이 뜸한 상태다. 끈질긴 기억과 추모로써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할 사회적 재난 현장이 ‘혐오’와 ‘망각’의 대상이 되어버린 셈이다. 어쩌면 끊임없이 이어지는 비극적인 ‘인재’는 지난 참사들에 대한 냉소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잉태한 씨앗일지도 모른다.
9.11 테러로 인해 붕괴된 미국 세계무역센터의 자리엔 유가족들과 희생자들의 눈물을 상징하는 거대한 폭포가 흘러내리고 그 테두리엔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새겨진 패널이 설치돼있다.
인근에 설립된 박물관은 테러의 참상과 미국인들의 현장 복구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피해규모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지만,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인명을 기리는 미국과 우리의 태도는 이렇듯 다르다. 추모와 일상과의 거리가 멀수록, 인명의 소중함은 경시되고 인간이 만들어낸 비극적 참사는 재발하기 마련이다. 그저 ‘운이 좋아’ 지나칠 수 있었던 참사의 민낯을 우리가 다시금 새겨봐야 하는 이유다.
< 출처 : 공무원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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